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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행동 & 문제 행동

장난이 점점 거칠어지는 아이

by 아이마음 통역사 2026. 1. 29.

놀이와 공격성 사이, ‘브레이크’가 필요한 이유

“처음에는 웃으면서 시작했는데, 끝은 항상 누군가 울거나 다쳐서 끝나요.”
“장난이라고 하기엔 힘 조절이 너무 안 되고 점점 거칠어져서 걱정돼요.”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몸과 마음에 쌓인 에너지를 발산합니다. 특히 몸을 부딪치며 노는 **거친 신체 놀이(Rough-and-Tumble Play)**는 사회성 발달과 신체 조절 능력을 키우는 데 꼭 필요한 경험입니다. 문제는 이 놀이가 점점 과열되어 상대의 경계를 넘거나, 웃음 대신 눈물이 남을 때 발생합니다.

아이가 악의적으로 남을 해치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장난이 반복적으로 거칠어진다는 것은 아이가 지금 자신의 흥분을 조절하는 법과 타인의 ‘멈춰 달라’는 신호를 해석하는 기술을 배우는 중이라는 뜻입니다. 오늘은 아이의 장난이 왜 자꾸 선을 넘는지, 그리고 부모가 어떤 지점에서 개입해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넓은 놀이터를 배경으로 7살과 10살 남자아이가 어깨동무를 하고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1. 장난이 거칠어지는 진짜 이유 3가지

① 흥분 조절 실패 – 뇌의 브레이크가 늦게 작동할 때

놀이가 무르익을수록 아이의 뇌는 각성 상태로 올라갑니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 전두엽의 제어 기능이 약해지고, 아이는 자신의 힘이 상대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가늠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 상태에서의 장난은 의도와 달리 공격성으로 빠르게 변질됩니다.

② ‘힘의 감각’을 배우는 중인 몸

일부 아이들은 자신의 몸 위치와 힘의 강도를 느끼는 고유 수용성 감각이 아직 미숙합니다. 이 아이들은 더 세게 밀거나 부딪혀야 ‘놀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상대가 아파해야 비로소 “아, 내가 너무 셌구나”를 깨닫는 유형입니다.

③ 공감 신호 해석 능력의 부족

장난은 ‘함께 웃을 때’만 놀이가 됩니다. 하지만 상대의 표정 변화, “그만해”라는 말, 몸을 피하는 신호를 아직 즉각적으로 해석하지 못하는 아이는 자기 즐거움에 몰입한 채 장난을 지속합니다. 이때 부모의 중재가 없다면 거친 놀이가 반복됩니다.


2. 유독 장난이 거칠어지기 쉬운 기질 유형

  • 자극 추구 성향이 높은 아이는 더 강한 자극을 원합니다. 평범한 놀이는 금세 지루해지고, 점점 강도를 높여야 재미를 느낍니다.
  • 위험 회피가 낮은 아이는 겁이 적고 결과를 깊게 예측하지 않습니다.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몸이 먼저 반응합니다.
  • 감각 처리가 예민하거나 둔감한 아이는 두 방향 모두 거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둔감한 아이는 강한 자극을 찾고, 예민한 아이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먼저 거칠게 반응합니다.

3. 장난에 ‘브레이크’를 거는 부모의 실전 가이드

① ‘멈춤 연습’이 먼저다

흥분한 상태에서 멈추는 능력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놀이 중 “스톱!”이라고 외치면 즉시 얼음처럼 멈추는 게임을 자주 해보세요. 이는 아이의 자기조절력을 키우는 가장 효과적인 훈련입니다.

② 모호한 말 대신 구체적인 규칙

“살살 놀아”는 아이에게 기준이 되지 않습니다.
“손바닥으로만 밀기”, “얼굴은 만지지 않기”, “상대가 ‘그만’ 하면 즉시 중단하기”처럼 관찰 가능한 규칙을 정해야 합니다. 규칙을 어기면 즉시 놀이를 중단해, 행동과 결과의 연결을 분명히 보여주세요.

③ 에너지를 안전하게 쓰는 통로 만들기

장난이 거친 아이는 에너지가 많은 아이입니다. 사람 대신 물건과 공간에 힘을 쓰게 하세요. 무거운 물건 옮기기, 트램펄린 뛰기, 베개 싸움처럼 안전한 활동을 꾸준히 제공하면 일상적인 장난의 수위가 자연스럽게 낮아집니다.


4. 부모가 가장 경계해야 할 말

“너 왜 이렇게 폭력적이야?”
이 말은 아이를 교정하지 못합니다. 아이는 ‘나는 문제아’라는 낙인만 받아들이게 됩니다.

대신 이렇게 말해 주세요.
“너는 힘이 센 아이구나. 그 힘은 친구를 다치게 할 때가 아니라, 즐겁게 할 때 쓰는 거야.”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비난이 아니라 힘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안내입니다.


5. 결론: 거친 장난은 조절을 배우는 성장의 장면입니다

거친 신체 놀이는 문제 행동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의 에너지와 타인의 경계를 배우는 연습장입니다. 부모가 명확한 기준과 일관된 중재를 제공하면, 이 놀이는 공격성이 아닌 사회적 힘으로 전환됩니다.

아이의 장난이 거칠어질수록 “안 된다”보다 “어떻게 하면 괜찮은지”를 알려주세요. 지금 배우는 이 브레이크의 기술은 훗날 아이를 지켜주는 가장 중요한 사회적 능력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