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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행동 & 문제 행동

아이가 말을 안 듣고 고집만 부려요

by 아이마음 통역사 2026. 1. 13.

고집 뒤에 숨겨진 발달의 신호와 현명한 훈육법

모든 부모에게는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받는 순간이 있습니다. 식당 바닥에 드러누워 울거나, 옷을 입지 않겠다고 집안을 뛰어다니고, 위험한 행동을 멈추라는 말에 오히려 더 고집을 부리는 아이를 마주할 때입니다. 그 순간 부모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이 스칩니다.
“우리 아이가 왜 이렇게 고집이 셀까?”
“혹시 나를 이겨보려는 걸까?”

하지만 아동 심리학의 관점에서 아이의 고집은 부모를 곤란하게 만들기 위한 의도적인 반항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의 뇌와 마음이 독립적인 인격체로 성장하고 있다는 강력한 발달 신호입니다. 오늘은 아이가 말을 안 듣고 고집을 부리는 근본적인 이유를 살펴보고, 부모의 감정 소모를 줄이면서도 아이를 성장시키는 현명한 대응 전략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작은 식물이 자라난 화분을 품에 안고 있는 7살 여자아이의 모습


1. 아이가 고집을 부리는 이유

뇌 과학과 발달 심리학으로 이해하기

아이의 고집은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니라, 발달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입니다.

① 자아의 탄생과 주도권 확인

에릭 에릭슨의 발달 이론에 따르면 만 2세 전후의 아이는 ‘자율성 대 수치심’의 단계를 겪습니다. 이 시기 아이들은 “내가 할 거야”, “싫어”라는 말을 통해 부모와 분리된 ‘나’라는 존재를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고집은 부모를 거부하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고 싶다는 첫 번째 자기 주장입니다.


② 전두엽 미성숙과 실행 기능의 한계

아이의 뇌는 욕구와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가 먼저 발달하고, 이를 조절하는 전두엽은 훨씬 나중에 완성됩니다. 그래서 아이는 고집을 부리고 싶어서가 아니라, 멈추고 타협할 수 있는 뇌의 브레이크 기능이 아직 충분히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고집을 멈추지 못합니다. 이 사실을 모른 채 “왜 이렇게 말 안 들어?”라고 다그치는 것은, 걷기 연습 중인 아이에게 왜 아직 뛰지 못하냐고 묻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2. 고집을 부리는 방식은 아이의 기질을 닮아 있다

우리 아이는 어떤 유형일까?

아이마다 고집의 형태는 다릅니다. 그 차이는 대부분 기질에서 비롯됩니다.

  • 자극 추구 성향이 높은 아이는 호기심과 에너지가 넘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밀어붙이는 고집을 보이기 쉽습니다.
  • 인내력이 높은 아이는 한 번 시작한 일을 끝내고 싶어 하며, 중간에 멈추라는 요구에 강한 저항을 보입니다.
  • 느린 기질의 아이는 변화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아이의 “싫어”는 거부라기보다 “아직 준비가 안 됐어”라는 신호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의 고집을 없애려 하기보다, 어떤 기질에서 나오는 고집인지 이해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3. 고집불통 아이를 변화시키는 4단계 대화법

기 싸움 없이 상황을 끝내는 기술

아이의 고집에 힘으로 맞서면 대부분 패배합니다. 대신 아래의 순서를 기억해 보세요.

1단계: 감정 수용

논리부터 들이대지 말고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읽어줍니다.
“아, 더 놀고 싶었구나. 정말 재미있었겠다.”
이 말 한마디는 아이의 방어를 낮추고 부모의 말을 들을 준비를 하게 합니다.

2단계: 한계 설정

감정은 받아주되 행동의 한계는 분명히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밥 먹을 시간이야. 식탁으로 가야 해.”
목소리는 부드럽게, 태도는 단호하게 유지하세요.

3단계: 선택권 주기

아이에게 통제권의 일부를 돌려줍니다.
“식탁까지 혼자 걸어갈래, 아니면 엄마랑 손잡고 갈래?”
선택권을 가진 아이는 고집을 꺾고 협력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집니다.

4단계: 즉각적인 격려

아이가 고집을 멈추고 협조했을 때 바로 구체적으로 칭찬합니다.
“더 놀고 싶었는데도 엄마 말 들어줘서 정말 멋졌어.”


4. 부모가 무심코 하는 행동이 고집을 키운다

반드시 피해야 할 실수들

  • 협상과 뇌물: “이거 하면 사줄게”는 고집이 곧 보상이라는 학습을 만듭니다.
  • 감정 폭발: 부모의 고함은 아이에게 ‘더 크게 소리 내야 이긴다’는 메시지를 줍니다.
  • 일관성 없는 태도: 어떤 날은 허용하고 어떤 날은 금지하면, 아이는 될 때까지 고집을 부리는 전략을 선택합니다.

5. 결론

고집은 문제 행동이 아니라 ‘의지의 싹’입니다

부모를 지치게 하는 아이의 고집은 훗날 세상을 살아갈 때 자신을 지키는 주관과 추진력의 씨앗이 됩니다.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그 고집을 꺾으려 하기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세요.

부모가 일관된 기준을 유지하면서도 아이의 마음을 읽어줄 때, 아이의 막무가내식 고집은 점차 타협과 협력이라는 사회적 기술로 발전합니다. 오늘도 아이가 고집을 부린다면, 잠시 숨을 고르고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아, 우리 아이가 자기 생각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고 있구나.”

부모의 그 여유로운 시선 하나가, 아이를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