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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심리학

[아동심리학 리포트 #18] 공격적인 아이 vs 위축된 아이: 타고난 기질에 맞춘 '쪽집게' 행동 수정 전략

by 아이마음 통역사 2025. 12. 31.

"첫째는 말 한마디면 알아들었는데, 둘째는 왜 이렇게 고집이 셀까요?", "우리 애는 너무 순해서 걱정이에요. 친구들 사이에서 자기 할 말도 못 하고 치이는 것 같아요."

육아를 하다 보면 '형제라도 참 다르다'는 말을 실감하게 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기질'**의 차이라고 부릅니다. 기질은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나오는 정서적 반응의 양식입니다. 즉, 아이가 '나쁜 아이'라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질대로 세상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죠. 오늘은 아이의 기질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각 유형에 맞는 맞춤형 행동 수정 전략을 알아보겠습니다.


1. 기질이란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요?

뉴욕 종단 연구(NYLS)의 체스와 토마스 박사는 아이들의 기질을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기질이 더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부모의 양육 방식이 아이의 기질과 얼마나 잘 맞느냐, 즉 **'조화의 적합성(Goodness of Fit)'**이 아이의 성격을 결정짓습니다.


2. 유형별 특징과 맞춤형 행동 수정 전략

①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 (Difficult Child) - "에너지가 넘치고 반응이 강해요"

  • 특징: 생활 불규칙하고 새로운 환경에 대한 거부감이 강합니다. 좌절했을 때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기 쉽습니다.
  • 행동 수정 전략:
    • 예고하기: 갑작스러운 변화를 가장 힘들어합니다. "5분 뒤에 정리할 거야"라고 여러 번 예고하여 마음의 준비를 도와주세요.
    • 중립적이고 단호한 태도: 아이의 강한 반응에 부모가 같이 흥분하면 불에 기름을 붓는 격입니다. 감정을 빼고 "안 되는 건 안 돼"라고 짧고 단호하게 규칙을 집행해야 합니다.
    • 신체 활동 발산: 넘치는 에너지를 공격성이 아닌 운동이나 놀이로 발산할 기회를 충분히 주어야 합니다.

② 순한 기질의 아이 (Easy Child) - "말 잘 듣지만 속마음을 숨겨요"

  • 특징: 적응력이 빠르고 순응적입니다. 하지만 부모를 기쁘게 하려고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터지거나 무기력해질 수 있습니다.
  • 행동 수정 전략:
    • 부정적 감정 격려하기: "화내면 안 돼"가 아니라 "화가 나도 괜찮아. 엄마한테 말해줄래?"라고 감정 표현을 장려해야 합니다.
    • 자기 주장 연습: 스스로 메뉴를 고르거나 옷을 선택하게 하는 등 아주 작은 결정권부터 부여하여 '자율성'을 키워주세요.

③ 느린 기질의 아이 (Slow-to-warm-up Child) -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해요"

  • 특징: 수줍음이 많고 위축되어 보일 수 있습니다. 낯선 상황에서 부모 뒤로 숨거나 새로운 활동을 거부합니다. 이때 부모가 재촉하면 아이는 더 깊이 숨어버립니다.
  • 행동 수정 전략:
    • 기다려주기: "너도 해봐"라고 떠밀기보다, 아이가 충분히 관찰하고 스스로 참여할 마음이 생길 때까지 옆에서 '안전 기지'가 되어주세요.
    • 작은 단계로 나누기: 큰 변화보다는 아주 작은 변화(예: 새로운 놀이터는 입구까지만 가보기)부터 성공 경험을 쌓게 도와주세요.
    • 라벨링 금지: "우리 애가 겁이 많아서요"라는 말을 아이 앞에서 하지 마세요. 아이는 그 말대로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해버립니다.

3.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때의 긴급 처방

기질적으로 에너지가 강한 아이가 공격성을 보일 때는 다음과 같은 원칙이 필요합니다.

  1. 타임아웃보다 '타임인(Time-in)': 아이를 격리하기보다 부모 곁에서 진정시키는 것이 효과적일 때가 있습니다. "네가 진정될 때까지 엄마가 여기 있을게."
  2. 대체 행동 가르치기: "때리지 마!" 대신 "화가 날 때는 '나 화났어'라고 말하거나 베개를 두드려보자"라고 에너지를 안전하게 분출할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3. 공격적 행동의 이면 읽기: 공격성은 대개 '좌절감'이나 '억울함'의 표현입니다. 행동은 제지하되, 그 밑의 마음은 통역해 주어야 합니다.

[Image showing a spectrum of temperaments and matching parenting styles]


4. 위축된 행동을 보일 때의 자신감 회복 전략

자기 주장이 약하고 위축된 아이를 위해서는 '유능감'을 심어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 강점 포착하기: 아이가 잘하는 아주 사소한 것(예: 신발 정리, 끝까지 밥 먹기)을 포착해 구체적으로 칭찬해 주세요.
  • 역할 놀이: 친구에게 "나도 같이 놀자"라고 말하는 상황을 집에서 인형과 함께 연습해 보세요. 연습된 상황은 실제 상황에서 용기가 됩니다.

5. 자주 묻는 질문 (FAQ)

Q1. 기질은 평생 변하지 않나요? A. 기질의 핵심 줄기는 잘 변하지 않지만, 부모의 양육 방식과 환경에 따라 '성격'으로 승화됩니다.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도 부모가 일관된 규칙으로 가이드하면 열정적이고 리더십 있는 성격으로 자랄 수 있습니다.

Q2. 형제의 기질이 너무 다른데 똑같이 대해야 하나요? A. '공평함'은 '똑같이'가 아니라 '필요한 만큼' 주는 것입니다. 순한 아이에게는 더 많은 관심을, 까다로운 아이에게는 더 명확한 한계를 주어야 합니다. 아이마다 필요한 양육의 레시피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세요.


6. 마치며: 기질은 아이가 세상에 보낸 '사용 설명서'입니다

우리 아이가 왜 이럴까 고민될 때, 아이의 행동을 바꾸려 하기보다 아이의 **'기질 설명서'**를 먼저 읽어보세요. 아이의 타고난 결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다듬어주는 것이 훈육의 진정한 기술입니다.

부모의 인내심이 바닥날 때도 있겠지만, 그 기질이 언젠가 아이의 가장 큰 무기가 될 것임을 믿어주세요. 오늘도 아이의 색깔을 지켜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부모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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